학부모 가이드

학교폭력 사례로 보는 부모 대응

2026.08.27

부모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힘들어하는 건 아닐까?"
부모
"아이가 말은 안 하는데, 표정이 예전 같지 않아요."

아이의 달라진 모습 앞에서 부모는 불안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학교폭력사례를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부모가 "몰랐다"고 합니다. 아이가 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신호를 알아채는 법을 미처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실제 학교폭력사례에서 반복되는 패턴과 부모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Q1. 학교폭력은 정말 '남의 일'일까요?

아이들의 관계 문제는 생각보다 흔하고, 대부분 부모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납니다.

Olweus(1993)의 연구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특정 아이만 겪는 특수한 사건이 아니라 또래 집단 안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관계적 현상입니다. 어떤 아이든 피해자가 될 수도, 방관자가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보는 자신의 관계와 주변 어른이 보는 관계에는 간극이 있습니다. 자기보고와 또래보고의 불일치는 학교적응과 심리적 특성에 영향을 미칩니다(최지영 외, 2018). 부모가 "우리 아이는 괜찮다"고 생각할 때도, 아이는 다르게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식탁에서 대화하는 부모와 자녀
학교폭력 예방의 첫걸음은 자녀와의 일상적인 대화입니다. · 사진: Pexels / Pavel Danilyuk

Q2. 어떤 신호를 살펴봐야 할까요?

아이가 직접 "괴롭힘당해"라고 말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신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아이
"학교 가기 싫어..." "배 아파..."
부모
"또? 꾀병 부리는 거 아니야?"

학교폭력사례를 분석하면, 피해 아이들에게서 공통된 행동 변화가 나타납니다. 아래 표는 부모가 일상에서 살펴볼 수 있는 신호입니다.

학교
등교를 거부하거나 아프다고 자주 호소
친구
특정 친구 이름을 갑자기 언급하지 않음
감정
짜증이 늘거나 갑자기 위축됨
물건
소지품이 자주 없어지거나 훼손됨
온라인
휴대폰을 보다가 갑자기 화면을 숨김
여러 신호가 겹치거나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아이와 대화를 시도해 볼 시점입니다.

Q3. 아이가 피해를 말했을 때,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첫 반응이 아이의 다음 말을 결정합니다.

아이
"엄마... 사실 나 학교에서..."
부모
"왜 진작 말 안 했어?"

아이가 용기를 내서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반응하면, 아이는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닫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아이에게 또래 지지가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Boivin et al., 1995). 부모의 지지도 같은 원리입니다. "네가 말해줘서 고마워",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합니다.

피해야 할 반응
"왜 진작 말 안 했어?"
"너도 뭔가 했겠지"
"내가 학교에 전화할게!"
"무시하면 돼"
도움이 되는 반응
"말해줘서 고마워"
"네 잘못이 아니야"
"같이 생각해 보자"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해"
첫 반응이 아이의 다음 말을 결정합니다.

Q4. 학교에는 어떻게 알려야 할까요?

아이와 먼저 이야기하고, 담임 선생님과 차분히 소통하는 것이 현실적인 첫걸음입니다.

부모가 감정적으로 학교에 연락하면 상황이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Salmivalli 외(1996)의 연구가 보여주듯, 학교폭력은 개인 간 갈등이 아니라 집단 역학이 작동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선생님이 전체 관계 흐름을 파악하고 도울 수 있도록, 부모는 관찰한 사실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부모
"선생님께 이야기해도 될까?"
아이
"...그래도 될까? 더 심해지지 않을까?"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부모가 아이 모르게 움직이면, 아이가 "내 편이 아무도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학교폭력사례에서 부모의 섣부른 개입이 아이를 더 힘들게 만든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
아이와 먼저 이야기한 뒤, 학교에 차분히 소통하세요. · 사진: Pexels
학부모를 위한 학교폭력 대응 가이드 · 은평구청·서울서부경찰서 공동 제작

학교폭력은 아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부모가 먼저 신호를 알아채고, 공감으로 다가가고, 학교와 함께 움직인다면 —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부모
"말해줘서 고마워. 네 잘못이 아니야."

그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가장 큰 안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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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최은영(교육학박사, 학급관계분석 전문가) 학교폭력 및 또래관계 12년 연구 · phdcho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