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가이드
2026.08.27
아이의 달라진 모습 앞에서 부모는 불안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학교폭력사례를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부모가 "몰랐다"고 합니다. 아이가 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신호를 알아채는 법을 미처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실제 학교폭력사례에서 반복되는 패턴과 부모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아이들의 관계 문제는 생각보다 흔하고, 대부분 부모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납니다.
Olweus(1993)의 연구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특정 아이만 겪는 특수한 사건이 아니라 또래 집단 안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관계적 현상입니다. 어떤 아이든 피해자가 될 수도, 방관자가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보는 자신의 관계와 주변 어른이 보는 관계에는 간극이 있습니다. 자기보고와 또래보고의 불일치는 학교적응과 심리적 특성에 영향을 미칩니다(최지영 외, 2018). 부모가 "우리 아이는 괜찮다"고 생각할 때도, 아이는 다르게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가 직접 "괴롭힘당해"라고 말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신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학교폭력사례를 분석하면, 피해 아이들에게서 공통된 행동 변화가 나타납니다. 아래 표는 부모가 일상에서 살펴볼 수 있는 신호입니다.
첫 반응이 아이의 다음 말을 결정합니다.
아이가 용기를 내서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반응하면, 아이는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닫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아이에게 또래 지지가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Boivin et al., 1995). 부모의 지지도 같은 원리입니다. "네가 말해줘서 고마워",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합니다.
아이와 먼저 이야기하고, 담임 선생님과 차분히 소통하는 것이 현실적인 첫걸음입니다.
부모가 감정적으로 학교에 연락하면 상황이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Salmivalli 외(1996)의 연구가 보여주듯, 학교폭력은 개인 간 갈등이 아니라 집단 역학이 작동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선생님이 전체 관계 흐름을 파악하고 도울 수 있도록, 부모는 관찰한 사실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부모가 아이 모르게 움직이면, 아이가 "내 편이 아무도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학교폭력사례에서 부모의 섣부른 개입이 아이를 더 힘들게 만든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은 아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부모가 먼저 신호를 알아채고, 공감으로 다가가고, 학교와 함께 움직인다면 —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가장 큰 안전망입니다.
대표 최은영(교육학박사, 학급관계분석 전문가) 학교폭력 및 또래관계 12년 연구 · phdcho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