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가이드
2026.09.02
"우리 아이는 맞거나 괴롭힘당한 건 아닌데, 요즘 학교 이야기를 안 해요."
"친구가 당하는 걸 봤대요. 직접 피해는 아니니까 괜찮은 거 아닌가요?"
학교폭력에서 '보기만 한' 아이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방관자는 다음 타깃이 되거나, 보이지 않는 심리적 피해를 안게 됩니다. 방관에서 피해로 넘어가는 과정을 이해하면, 부모가 미리 개입할 수 있습니다.
네, 방관자의 약 30%가 이후 피해 경험을 보고합니다.
학교폭력 상황에서 방관자는 '안전한 위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해자에게 '건드려도 반응하지 않는 아이'로 인식됩니다. 가해 행동이 반복될수록 가해자는 새로운 대상을 찾고, 저항하지 않았던 방관자가 다음 타깃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말하면 자기가 다음 타깃이 될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목격 사실을 숨기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고자질'로 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친구를 돕지 못했다는 죄책감, 어른에게 말해도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무력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초등 고학년부터는 또래 집단의 규칙이 강해집니다. '우리끼리 일'을 어른에게 알리는 행위가 배신으로 여겨지는 문화가 있어, 아이는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직접 피해가 아니어도, 목격 자체가 심리적 외상이 됩니다.
죄책감이 핵심입니다. "친구를 도와주지 못했다"는 감정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여기기 시작합니다. 이 자기비하가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면, 또래관계에서도 점점 위축됩니다.
"네가 못 도운 게 아니라, 어른이 도와야 할 일이었어."
방관자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왜 도와주지 않았어?"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아이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함께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직접 맞서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니가 막아"라고 가르치면, 아이에게 또 다른 위험을 떠넘기는 것입니다. 대신, 아이의 안전을 유지하면서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현실적인 행동을 알려주세요.
아이에게 '영웅'이 되라고 요구하지 마세요. "작은 친절이면 충분해"라는 메시지가 아이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행동을 이끌어 냅니다.
아이의 동의를 먼저 구하고, 담임교사에게 전달하세요.
아이가 "선생님한테 말하지 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두려움을 인정하면서도, "네 이름은 안 나오게 할 수 있어"라고 안심시켜 주세요. 담임교사에게는 구체적 상황보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불안해하고 있다"는 맥락 정보 중심으로 전달하면, 아이의 신원을 보호하면서도 학교가 주의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대표 최은영(교육학박사, 학급관계분석 전문가) 학교폭력 및 또래관계 12년 연구 · phdcho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