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가이드

사이버폭력을 털어놓은 날, 부모의 말

2026.10.20 · 최은영 교육학박사

"아이가 울면서 단톡방에서 애들이 놀린다고 하면, 첫마디로 뭘 해야 할까요?"

"선생님 전화를 받고 우리 아이가 친구 사진을 퍼 날랐다는 걸 알게 됐다면요?"

어느 쪽이든 화가 먼저 올라오는 게 당연합니다. 사랑해서 나오는 화니까요. 순서만 바꾸면 됩니다. 아이가 피해를 본 쪽, 한 쪽, 지켜본 쪽일 때로 나눠서 그날 저녁 할 말과 행동을 정리했습니다. 휴대폰에 저장해 두셔도 좋은 내용입니다.

바닥에 앉아 아이와 대화하는 부모
지우기 전에 남기고, 따지기 전에 안아 주세요. · 사진: Pexels

Q1. 피해를 알게 된 날, 무엇부터 하나요?

증거부터입니다. 아이들은 당황하면 먼저 지우거나 방을 나가 버리는데, 그러면 증거도 같이 사라집니다.

1 2 3 4 증거 남기기 아이 안정 학교에 알리기 플랫폼 · 기관 방 이름 · 참여자 보이게 보낸 사람 · 날짜 · 시각 성적 합성물은 기록만 "말해 줘서 고마워" "네 잘못이 아니야" 폰 압수 대신 차단 함께 담임 선생님께 먼저 감정보다 사실 위주로 아이가 원하는 것 정리 게시물 신고 · 삭제 요청 합성물 → 지원센터 · 112 협박 · 금품 요구 → 경찰
순서가 바뀌면 증거도, 아이의 입도 닫힙니다.

캡처할 때는 대화방 이름, 참여자 목록, 보낸 사람, 날짜와 시각이 함께 나오게 찍으세요. 게시물 주소를 복사하거나 화면을 녹화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성적인 합성물만은 예외입니다. 원본을 저장하거나 부모 폰으로 옮기지 말고, 보낸 사람과 시각만 적어 두세요.

학교에는 담임 선생님께 먼저, 감정보다 있었던 일 위주로 말씀하시는 게 좋습니다. 필요하면 117로 학교폭력 신고도 할 수 있습니다.

Q2. 아이가 털어놓는 그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하나요?

우리 입에서 먼저 튀어나오는 말부터 보겠습니다.

이렇게는 말고
"그러게 그 방엔 왜 들어갔어?" (탓하기)
"그 정도는 무시해. 애들 다 그래." (축소)
"누구야? 당장 걔네 집에 전화한다!" (폭주)
"너는 아무것도 안 했어? 진짜야?" (추궁)
이렇게 바꿔 보세요
"말해 줘서 정말 고마워. 많이 속상했겠다."
"네 잘못 아니야. 폰 뺏지 않을 거야. 같이 방법 찾자."
"언제부터였어? 화면 같이 저장해 둘까?"
"선생님께 말씀드릴 때 너는 어떻게 되면 좋겠어?"

"누구야? 당장 전화한다!"를 듣는 순간 아이는 생각합니다. "아, 말하지 말걸." 축소하는 말은 "말해도 소용없다"를 가르칩니다. 초등학생이 피해를 알리지 않은 이유 중 "말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가 13.0%였습니다(교육부, 2026년 1차 실태조사).

말은 연습해야 나옵니다. 어색하시더라도 지금 첫 문장을 한 번 소리 내 읽어 보세요. 집에서 실제로 말할 때는 더 어색하니까요.

Q3. 마음은 알지만, 일을 키우는 대응이 있나요?

있습니다. 여섯 가지입니다.

1
폰 압수·단톡방 강제 탈퇴: 아이에게는 "말했더니 벌 받았다"로 남습니다. 다음 피해는 숨깁니다.
2
상대 아이에게 직접 연락·훈계: 부모가 사건 당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 절차로 가세요.
3
아이 계정으로 들어가 경고: 아이가 한 말로 받아들여지고, 아이가 더 고립됩니다.
4
캡처를 학부모 단톡방에 공유: 가장 흔합니다. 캡처 안의 우리 아이 사진이 다시 퍼지는 2차 유포가 됩니다.
5
"당한 만큼 갚아 줘": 맞대응 글 하나로 쌍방 사안이 됩니다. 초등 가해 이유 2위가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25.1%)입니다.
6
"별일 아니야" 하고 넘기기: 사이버폭력은 반복되고 겹치기 쉽습니다. 작을 때가 가장 풀기 쉽습니다.

네 번째는 억울한 마음에서 나옵니다. 알리고 싶은 거지요. 그래도 증거는 학교에만 주세요.

Q4. 우리 아이가 "하는 쪽"이었다면요?

불편한 장면이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아래 다섯 단계로 가 보세요.

1
먼저 멈추게: 오늘 바로 함께 지우고, 더 퍼지지 않게 합니다.
2
사실 듣기: 변명보다 순서를 묻습니다. "누가, 언제, 어디에 올렸는지 처음부터 말해 줄래?"
3
상대 자리에 서 보기: 의도는 인정하고 결과를 보게 합니다.
4
책임지는 법: 사과는 아이가 직접, 방식은 상대가 원하는 대로. 부모가 대신 해 주지 않습니다.
5
학교와 같은 편: 부모가 학교와 싸우는 모습을 본 아이는 "나는 잘못 없다"를 배웁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 꼭 써 보셨으면 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부모
"장난이었던 거 알아. 그런데 24명이 그 사진을 봤을 때 ○○는 어땠을까?"

"장난"을 먼저 인정해 주면 아이 방어가 내려갑니다. 그다음에야 상대 얼굴이 보입니다. ㅋㅋ만 친 아이와도 이 대화는 똑같이 필요합니다.

Q5. 지켜보기만 한 아이에게는 뭐라고 하나요?

영웅이 되라고 하지는 마세요. 단톡방에서 혼자 나섰다가 다음 날 표적이 바뀌는 일도 있습니다. 초등학생이 목격 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26.6%, "말렸다"는 21.4%, "어른에게 알렸다"는 18.1%였습니다. 용감한 한 명보다 하지 않는 여러 명이 확산을 멈춥니다.

마지막 것은 이렇게 덧붙여 주세요. "친구를 지키려고 알리는 거야. 고자질하고는 달라."

Q6. 오늘 저녁부터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우리 집 디지털 약속을 아이와 같이 써 보세요. 부모가 지켜야 하는 줄도 들어 있습니다.

1
친구 사진·영상은 물어보고 찍고, 허락받고 올린다.
2
웃긴 것이 와도 퍼 나르지 않는다. 이상한 사진은 보지도 저장하지도 않는다.
3
단톡방에서 누가 놀림받으면 엄마 아빠에게 말한다. 말해도 폰은 뺏지 않는다.
4
밤 ○시 이후 폰은 거실에서 충전한다. (부모도 함께)
5
새 앱·게임은 같이 설치하고 보호자 설정을 함께 확인한다.
3번 뒷부분과 4번 괄호는 부모가 지키는 약속입니다.

아이들은 우리 말보다 우리 행동을 따라 합니다. 4번을 쓰면서 저도 좀 찔렸습니다.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 (문자 #0117)
1388
청소년상담, 아이 마음 상담 (카카오톡·문자 가능)
지원센터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02-735-8994, 합성물·불법촬영물 삭제 지원
112
협박·금품 요구, 성적 합성물 유포
Wee
학교 안 Wee클래스, 지역 Wee센터
가장 먼저 연락할 곳은 언제나 담임 선생님입니다. 운영 시간은 각 기관 누리집에서 확인하세요.

아이를 지키는 보안 프로그램으로 부모와의 대화만 한 게 없습니다. 업데이트도 필요 없고 무료입니다. 오늘 밤은 이 한 문장이면 됩니다. "나중에 무슨 일 있으면, 혼내지 않고 같이 방법 찾을게."

참고 자료
  1. 교육부(2026. 9. 9.).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초등 피해 미신고 이유, 가해 이유, 목격 후 행동).
  2.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 청소년상담 1388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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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생각하는 아이 마음과 아이가 실제로 느끼는 마음을 비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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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즈(CLAZ) · 클래즈는 학교폭력 예방과 또래관계 연구를 바탕으로 학교와 가정을 잇는 도구를 만듭니다.
교실 안 관계 변화를 선생님이 먼저 알아챌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클래스맵입니다.
아이 반에도 필요하겠다 싶으시면, 선생님께 살짝 알려 주세요.
classmap@claz.kr

글 최은영(교육학박사, 학급관계분석 전문가) · 학교폭력·또래관계 12년 연구 · phdchoi.kr